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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 농가 절임배추를 구매하여 김장을 담그곤 했지만

게시판을 볼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아래 다른 분들께서 남기신 글을 이제야 보았네요.

우리 어머니 세대만큼은 아니지만, 꽤 음식을 많이 해먹고 곧잘 해먹는 탓에

음식 관련 책도 냈을 만큼 자신 있는 사람이니 오해없으시고 참고해주셨음 합니다. ^^

어렵고 힘들게 담근 김장 김치.. 맛없게 익으면 속상하잖아요. ^^

김치가 무르게 되는 이유.. 몇가지 있습니다.

(저도 무른 김치 몇 번 경험했었지요 ㅜㅜ)

그 중에.. 늘푸른 농가 사장님께서 직접 답변해주신 것 말고

제가 아는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첫째.. 화학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였을 경우이구요.

이점은.. 다들 그리하진 않으셨을거라 생각하고 이유가 되진 않았을거라 믿어요. ^^

둘째... 고추가루나 마늘이나 젖갈을 많이 사용하셨을 경우입니다.

젓갈은 배추 줄기의 팩틴 성분을 분해하는 작용을 합니다. 때문에 젓갈을 지나치게 많이 쓰게 되면

김치가 쉽게 무르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또한 고춧가루나 마늘등의 양념이 지나치게 과하면 발효과정에서

이런 분해작용을 더 빨리 많이 일어나도록 하기 때문에

양념을 너무 많이 하시는 것도 과히 좋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셋째... 요즘의 김장 김치 보관은 김치 냉장고가 해주는데요.

김치 냉장고에 보관할 때 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김치 냉장고를 순수하게 김치만 보관하는 집과 과일이나 다른 것을 넣어

보관하기 때문에 수시로 여닫는 집이 있을 경우.. 후자의 경우 김치가 더 빨리 무릅니다.

또한.. 김치 냉장고 보관 설정에 따라 또 미묘하게 엇갈립니다.

발효과정을 거치며 보관하도록 설정되는 것과 발효과정 없이 보관 용도로만 하는 것이 다릅니다.

분명 냉장고마다 설정 방법이 있을 거에요. ^^

제 경우.. 김장 김치를 보관 할 때 두가지로 따로따로 합니다.

일단 김장을 담궈 1/3 정도는 하루 실온에 두어(실온이라해도 서늘한 베란다에 익혀야겠죠. ^^)

숙성 시킨 후 발효과정 있는 보관 상태로 설정해 보관합니다.

나머지는...  발효과정 없이 그냥 보관만 하되 새 김치를 꺼낼 때까지 절대로 열지 않습니다.

(한나절 실온에 두지 않고 날김치로만 오래 보관하면 김치가 쓴맛이 생기는 것 유념하시구요 ㅜㅜ)

김치통에 보관할 때도 김장 비닐을 따로 넣어 김치를 두고 꽁꽁 묶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김치를 손으로 자꾸 뒤적이고 만지지 않도록 해야 무르지 않는 것은

아마 주부님들 다 아시는 사항일듯 하네요. ^^

그 외에 김치가 무르는 이유....

배추가 얼었다 녹은 경우 혹은 배추가 맛없고 싱거운 물배추일 경우에 그렇습니다만...

늘푸른 농가에서 같은 밭의 같은 배추를 같은 날 절여 배송 받은 가정집에서

똑같은 무름 현상이 있었다면 의심해볼 수 있는 사항입니다.

물론.. 배송 과정 중에 너무 지체되어 이미 절여진 상태에서 발효가 진행되었다거나

배송 받은 후 집에서 바쁜 일 때문에 방치했다가 담궜을 때도 그럴 수 있습니다만...

이런 저런 것들을 감안한다면 우리 주부님들께서는 좀 더 김치를 덜 무르고 오래 보관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적절히 조절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참고로 저는... 김장 담글 때 젓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삭한 김치를 좋아하고 김치를 담궈 김치전이나 만두 등등 김치 요리를 너무 즐기는 집이라

젓갈을 넣으면 곤란할 때가 많거든요. 새우도 넣지 않아요.

넣더라도 젓갈로 간을 맞추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님 세대의 겨울 처럼 항아리에 담아 추운 겨울 땅속에 박아두던 그런 김장 보관이 아니기에

아무리 김치 냉장고가 좋아졌다고는 하나... 그때의 그 순수 발효 맛을

아직은 따라갈 수도 없고, 맛의 차이도 분명 다릅니다.

소문난 묵은지 김치 장사꾼들의 김치에 대한 방송들 보시면

아마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런 분들.. 김치 냉장고 쓰시는 분들 전혀 없지요.

일부러 굴을 파고 땅을 파서 어떻게든 옛날 방식대로 보관하려 애쓰신 분들만이

그 묵은지의 맛을 이어가고 있거든요.

제 경험을 말씀드려보자면...

김치를 담그기 위해 고추가루를 맹물에 불리느냐, 황태머리 국물에 불리느냐에 따라

김치 무르기 정도가 엄청나게 달라지더군요. ㅜㅜ

그냥 생수에 고추가루를 불렸을 때는 오래 아삭했지만

더 맛있게 하기 위해 황태머리에 양파에 대파에 대추까지 넣고 우려낸 국물에

찹쌀밥까지 갈아서 양념을 만들었는데...

김치 맛은 너무너무 환상이었지만 너무 빨리 물러지고 발효가 너무 빨리 되서

금방 시어졌습니다. ㅜㅜ 그래서 이제 그런 양념은 적당히 갓 먹을 김치에만 합니다.

그 차이가 엄연히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먹을 때 맛있는 김치와 좀 싱거운듯 양념이 부족한듯 하지만 오래 두고 익혔을 때

아삭하고 시원하고 싸~한 ..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김치 맛..

또 김장철이 다가와 배추 주문을 해놓고는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올해 김장 담그시는 분들..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